본론부터 말하자면 2025년에 진행하는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4기에 합격했습니다! 사실 합격 메일을 받은 지는 좀 되었지만 그동안 있었던 과정을 돌아보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원했으며 다음 기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란?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POSTECH)는 애플이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포스텍에서 9개월 동안 진행되는 애플 생태계 맞춤형 인재를 위한 아카데미다. 2022년도 1기부터 2024년 3기까지 진행되었으며 2025년도는 4기 러너들이다. 아카데미의 프로그램을 들으려면 선발되기 위해 지원을 해야 하며 지원할 수 있는 분야는 테크, 디자인, 도메인(기획) 이렇게 세 가지 파트가 있다. 아카데미에 대해서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ㅣApple Developer Academy @ POSTECH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서는 Apple 생태계에서 개발, 디자인, 기획 등의 분야에서 전문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겸비한 T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developeracademy.postech.ac.kr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다른 부트캠프들과는 다른 점들이 있다. 일단 가장 큰 문제이자 특이점은 직접 포항에 있는 포스텍에서 아카데미 교육 과정을 들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숙식을 해결하는지 궁금할 텐데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듣는 동안에는 포스텍에 있는 기숙사에서 지내며 학생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아카데미 교육에 필요한 장비인 맥북과 아이폰을 최신 사양 기기로 1인 1기기를 대여해 주며, 장학금 명목의 금액이 지급된다는 장점이 있다.
지원하게 된 계기
사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의 이름은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으나 디자인도 지원할 수 있는지 몰랐다. 이름이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라서 단순히 iOS를 개발자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디자인을 하는 친구들이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 지원해서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아카데미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가 생겼다.
실무에서 첫 커리어는 모바일 프로젝트였지만 이직 후에 웹 프로덕트를 디자인하면서 모바일 앱 디자인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래서 틈틈이 만들고 싶은 앱 아이디어를 메모하기도 했고, 아이디어에 대해서 주변인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어떤지 반응을 살펴보곤 했었다. 하지만 나는 디자이너지 개발자가 아니니까 앱을 만들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런데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는 모든 사람이 iOS 앱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며 디자이너라도 앱을 개발해 볼 수 있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간단한 토이프로젝트의 앱이라도 내 손으로 만든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4기 하반기 지원 과정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3기에도 지원했지만 탈락했고 4기에 다시 지원하여 합격한 케이스다. 그래서 이번 4기 모집 때 3기 모집과 좀 다른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어떤 점이 달랐었는지 일일이 돌이켜보는 건 여기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 같고, 이번 모집 기간 동안 내가 준비한 서류와 지원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지원 과정은 사이트에 명시된 것과 같이 서류 접수 → 온라인 테스트 → 온라인 인터뷰 → 최종 선발 순으로 진행된다. 서류 접수 시에는 지원 분야를 테크, 디자인, 도메인(기획) 중에서 본인에게 맞는 분야를 선택하여 지원할 수 있다. 지원 분야에 따라 커리큘럼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본인이 지금까지 쌓아온 장점이 드러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지원 안내 블로그에 나와있다.
Life Journey *필수사항
라이프저니 : 5MB 이하 10장 이내 PDF파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3기 때 작성한 라이프져니를 이번 기수에는 어떻게 작성할지 제일 고민이었다. 왜냐하면 당연히 이전과 같은 라이프져니를 제출하면 안 되고, 이번에는 다르게 적어서 내야 하는 걸 아는데 내 인생은 하나니까! 라이프저니를 어떻게 적을지 고민이 많을 때에 아카데미 측에서 오픈데이를 열어서 참석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포항까지 가는 게 번거로웠지만 오픈데이 일정에 라이프져니와 관련된 시간이 있어서 내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다녀왔다.
오픈데이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기대한 만큼 라이프져니를 다시 작성할 때 어떻게 적는 것이 좋을지 방향이 잡힐 수 있어서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팀으로 모여서 활동한 덕분에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만약 아카데미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라이프저니를 어떻게 작성해야 될지 모른다면 오픈데이에 참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라이프저니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영향을 받았던 인생의 변곡점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하는 문서로 이걸 작성하면서 내 인생을 주마등처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내가 어떤 계기로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해 봤더니 꽤 어렸을 때 이야기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생에는 항상 좋은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의 어두웠던 시절까지 가감 없이 내용을 적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회복탄력성에 대해서 보여줄 수 있었으며 이후 내 삶이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나갔다.
나는 디자인 분야로 지원할 생각이라서 어떻게 디자인을 시작했는지, 디자인 외에 내가 도전한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는 무엇이 있는지, 아카데미를 어떻게 알고 어떤 마음으로 지원했는지 내용을 구성했다. 그리고 구성한 내용들이 파일을 열어보시는 분들이 피곤하지 않도록 텍스트를 줄이고 또 줄이고 흥미 있게 읽히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겨우 만든 라이프저니인데 끝까지 확신이 없던 나는 Apply with me 세션도 신청해서 들었다. 왜냐면 이번에는 꼭 붙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 라이프저니를 타인에게 공개하는 것이 망설여져서 남들거만 계속 보고 있었는데 이때 아니면 내가 언제 피드백을 들을까 싶어서 부끄러움을 참고 라이프저니를 공유하여 다양한 피드백들을 받을 수 있었다. 피드백을 받아보니 지원 가이드를 꼼꼼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놓친 부분들이 있었고 그 내용들을 더 보충해서 작성하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내가 보충한 내용들이 빠졌다면 난 서류에서 탈락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등골이 서늘해진다.
포트폴리오 *필수사항
포트폴리오 : 5MB 이하 15장 이내 PDF파일(5MB 초과 시 Dropbox로 제출)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지원 안내 사이트에서 보고 당황했다. 왜냐면 이전 기수는 지원 서류에 포트폴리오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으니 내가 이전에 작업한 것들을 토대로 나를 어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거기다가 5MB 이하의 파일 용량 제한도 맞춰야 한다니.(결과물이 더 큰 용량이라면 Dropbox로 제출해도 되지만 웬만하면 제시한 파일 크기를 맞추고 싶었다.) 내가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처음 세운 목표는 취업할 때 만드는 포트폴리오처럼 만들지 말자였다. 대신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으며 과정 속에서 무슨 어려움이 있었는지 어떻게 해결했는지 새롭게 배우고 알게 된 점을 이야기로 풀어내고자 하였다. 그래서 프로젝트당 한 페이지씩 구성했다. 그 말은 즉슨, 15장을 채우지 않고 마무리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 프로젝트만 넣기보다는 나의 역량과 스킬을 더 잘 보여주고 싶어서 다른 것들도 넣었다. 전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개발자와 소통하기 위해 했던 노력에 대한 이야기나, 내가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도 함께 포함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프로젝트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표현할 수도 있지만 아카데미에서는 협업이 중요한 만큼 앞서 말한 부분을 넣어야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점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원페이지 내에 있는 가이드 문서에도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디자이너인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넣어도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니까 포트폴리오의 내용이 막막한 사람이라면 가이드 문서를 꼼꼼히 읽어보면 참고가 될 것이다.
온라인 테스트
온라인 테스트는 보안사항 때문에 길게 말할 것이 없다. 다만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종이와 펜, 그리고 컨디션이 아닐까 싶다. 내 몸의 컨디션이 좋은 편한 시간에 응시해야 하고, 머리가 잘 돌아갈 때 하면 좋을 것 같다. 잠 깬 직후에 한다면 그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테스트 문제는 지원분야에 따라 다르게 나오는 것은 아니고 모두 동일하게 진행되는 것만 알고 있다. 다만, 생각보다 문제는 많고 시간은 촉박하니 풀리지 않는 문제를 끝까지 풀기 위해 매달리기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 분배를 잘해가면서 풀어야 하는 그런 테스트였다.
온라인 인터뷰
인터뷰도 사실 보안사항이라고 안내받아서 이야기할 것이 없다. 온라인으로 진행하지만 되도록 조용한 장소에서 충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내야 한다. 3기 지원 시 온라인 인터뷰와 4기 때와 다른 점은 있었지만 이건 오프 더레코드로 말할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온라인 인터뷰가 애플스러웠다고도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면접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하는데 이건 자신이 어떤 멘토에게 인터뷰를 받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런 형태의 인터뷰를 아카데미 지원 외에는 겪어본 적이 없어서 참신했으며 내가 지금 말을 잘하고 있는 걸까? 생각하며 긴장감과 초조함 속에서 인터뷰를 봤던 것 같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는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4기 러너로 합격했다.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되며 과연 내가 만들고 싶었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장소가 될지, 아니면 더 재밌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지 기대된다.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하나라도 실현할 수 있다면 정말 즐거울 것이다. 지원 분야에 상관없이 Swift를 배워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기대반 걱정반이다. 과연 내가 개발을, 코딩을 배울 수 있을까? 잘 배워서 써먹을 수 있을까 궁금해서 도전해보고 싶다. 스스챌(Swift Student Challenge)에도 관심이 있다. 그렇게 현재는 2025년 3월이 오기만을 기대하고 고대하고 있다.